

대화내용
우리 모두는 동료이나 가족, 즉 사람에게서 위로 받고 에너지를 얻고 산다. 그러면서도 역설적으로 관계 때문에 힘들고 기운 빠져 주저앉고 싶어진다. 무엇보다 갈등의 원인이 상대에게만 있는 것 같고 어찌 풀어야 할지 알지 모를 땐 참 힘들다. 갈등의 문제나 관계를 풀어가는 데는 방법이 많다. 그 중 하나는 내 의식이 나의 무의식을 만나고 나의 어린 시절을 만나는 내면아이 작업이다.
혼자서는 찾아가기 힘든 것을 집단과 촉진자와 함께 이야기로 찾아 간다. 갈등은 무엇이고, 힘들게 하는 진짜 이유가 무엇일까, 왜 그런 생각과 마음이 드는가, 그대로 두면 어떤 일이 생기는지, 무슨 일이 일어날까 두려워하는 지 하는 질문과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A는 직장 상사가 A에게만 과다한 업무를 시키는데 싫다 소리도 못한다. 그런 소리도 못하는 자신에게 더 화가 나서 힘들단다. 여러 가지 상황을 듣던 촉진자가 A에게 물었다.
촉진자 : A는 본인의 가장 큰 단점이 무엇이라 생각해요?
A : 음 , 사람들을 잘 인정 안 해요.
촉진자 : 어떨 때 특히 그런 생각이 들어요?
A : 할머니가 오빠만 인정하고 나는 아무리 잘 해도 아무리 얘기해도 인정하지 않을 때 요.
그렇게 묻고 답하는 과정에서 A는 어린 시절부터 자신 보다 윗사람에게는 얘기해도 안 된다는 사실을 불신과 함께 배웠다. 첫 직장에서 만난 상사에게 할머니 경우처럼 아무리 애기해도 인정 안 할 거라는 절망감에 이야기조차 시도 못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상사는 할머니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고 부당하다고 얘기 해 볼 용기가 생긴 것이다. 다음 순간 다른 참가자가 A에게
“저는 일 할 때 잘 할 것 같은 사람에게 시켜요. 못하는 사람은 손이 여러 번 가기 때문에 짜증 나거든요. 혹 A도 할머니가 인정을 잘 안하니깐 자신도 모르게 완벽하게 하려고 애쓰지 않았을까요?” “네, 오빠보다 잘 해야지 하는 오기가 있었던 같아요.” “그럼, A에게 일을 많이 주는 것도 A가 잘 해내기 때문일 수도 있네요.”
A는 이 과정에서 상사는 할머니가 아니므로 성인으로 당당하게 얘기할 수 있다는 과 자신에게 업무가 많이 주어지는 것은 일을 잘 해내기 때문일 지도 모른다는 인정의 격려를 받았다. 이제 A는 당당하게 상사 얘기 할 힘과 과다한 업무에 대해 바라보는 시각이 바뀐 것이다. 한 번에는 안 되겠지만 안다는 것은 자기 이해의 시작이 될 것이다.
B는 남편과의 사소한 일이 쌓이고 골이 깊어져 힘들단다. 얼마나 서로 안 맞고 남편이 무례하고 배려 없는 지를 얘기 하던 중에
촉진자 : 남편이 소리가 어떻게 들리세요?
B : 왕왕거리고 시끄러워요.
촉진자 : 남편의 얘기가 시끄럽다는 건 대화 하는 게 아니라 B가 들을 마음이 없어 차단되었기 때문에 그냥 소음으로 들리는 거 아닐까요?
B : . . . . . .
그렇게 얘기 중에
촉진자 : B는 왜 그렇게 소리 톤이 올라가는 게 싫은가요?
B : 어릴 때 아버지가 소리 지르면 집안 전쟁의 시작이기 때문에 저는 큰 소리 안 나는 평온이 행복이라 생각했죠.
촉진자 : 결혼 초에 남편이 의견을 교환하다가 언성이 높아질 때 어떠했나요?
B : 좋은 게 좋은 거라는 생각과 나 만 참으면 된다는 생각에 그냥 넘어갔어요.
다른 참가자 : B의 남편 분은 본능적으로 언성이 높으면 B께서 참고 넘어간다는 사실을 아셨던 것 같네요. 그래서 넘지 말아야할 부부의 경계를 알지 못 했기 때문에 B를 함부로 대해도 된다고 생각 하셨던 것 같네요.
B : 아~~
제가 남편에게 분명한 조심해야할 부분에 대해 얘기 하지 않고 남편에게만 알아서 해 주기를 바랬군요. 언성이 좀 높아지더라도 서로 원하는 부분에 대해 충분히 애기하고 조율에 과정을 해야겠어요. 30년 살았는데 잘 할 수 있을까요? ㅎㅎㅎ
C는 하나하나 다 참견하는 언니 때문에 숨 막힌단다. 조금 만 늦으면 모든 친구들에게 전화하기, 짧은 치마를 입어도 야단치기, 집 앞 슈퍼 갈 때도 같이 가자 보채기까지. 여러 참가자들의 이런저런 물음 속에 그런 간섭은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난 뒤 부터인 걸 알게 되었다. 아~ C의 언니는 자신이 동생을 보호해야할 대상인 동시에 외로워서 동생과 무엇이든 같이 하고픈 마음을 알게 되었다. 그 날 C는 언니의 마음을 알고 얼마나 울었는 지 모른다.
모임 -직장, 시댁 등등-에서 불편한 감정을 잘 표현 못하고 힘들다.
사람관계에 적당한 선 유지가 힘들다.
그룹에서 혹은 모임에서 말과 행동이 유난히 내게 거슬리는 사람이 꼭 있다.
첫째 아이와는 잘 지내는데 둘째와는 갈등이 많다.
남편의 어떤 행동이 나를 불편하게 하고 문제가 되어 자꾸 싸움이 된다.
좋은 게 좋은 거라고 생각하고 상대를 배려했는데 상대는 나를 함부로 대하는 것 같다.
거절하면 상대와 관계가 불편해지는 것이 두려워서 무조건 예스하고 힘들어 하는 사람.
10인 10색의 문제를 충분히 얘기하고 들어주고 서로 격려하는 모임이야 말로 얼마나 우리에게 필요한 지를 절실히 느낀다. 한 번 시작하면 감정의 흐름을 끊을 수 없어 5시간을 마라톤으로 하게 된다.
후기
좋은 마을 만들기나 공모 사업에는 결과물과 지역 사람들과 어떻게 소통하고 확대 되어갈 수 있는가에 많은 무게가 실리는 것 같다. 당연 여러 사람에게 혜택이 고루 가야 한다. 그러나 사람이 건강하다면 더 많은 자원을 모을 수 있고 우리가 꿈꾸는 좋은 마을이 될 수 있다. 일을 풀어가는 방식에서 차이를 조율하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 한 사람 한 사람이 건강하다는 것은 그 집단의 건강을 의미하고 그 집단이 건강하다는 것은 건강한 마을이 된다는 의미가 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