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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마을만들기 이슈브리프 vol.3] 마을에서 같이 놀자! 사동 아빠 모임 ‘금사빠’의 느슨하고 끈끈한 연대(이경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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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chedule 2026-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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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동 아빠 모임 금사빠

 

2010년 초반 한 인기 드라마가 방영될 때 금사빠란 신조어도 함께 대중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금방 사랑에 빠지는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사동에서 아빠들이 모여 동네 축제를 도와주면서 모임을 시작할 때였다. 이름을 뭐라 지을까 이야기를 나누던 중 한 엄마가 금사빠 어때요? 금새 친해지는 사동 아빠 모임하고 제안하면서 금사빠라는 이름이 지어졌다. 조금은 촌스럽다고 생각했던 어색한 단어가 이름이 되었다. 지금도 처음 듣는 사람은 금사빠가 뭐야?’ 하겠지만 사동에서는 제법 유명한 이름이다.

 

 

 

 

사동에 사는 아빠들의 모임이 시작되었다.

 

2010년대 중반 동네에서 어린이날 축제가 벌어졌다. 복잡한 놀이공원에 가지 말고 동네에서 어린이들과 재미있게 놀자는 취지였다. 동네 한가운데 있는 놀이터에 아이들과 가족들이 함께 나오도록 했다. 큰 대야에 물을 받아놓고 물총을 쏘면서 물놀이를 할 수 있도록 했고, 다양한 놀이와 먹거리도 준비했다. 축제를 준비하고 아이들과 놀아주는데 아빠들이 큰 역할을 했다. 아빠들의 힘이 절대적으로 필요했던 어린이날 축제였다. 그렇게 모였던 아빠들이 마을에도 아빠들의 힘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다. 처음엔 마을 활동을 하는 엄마들에게 이끌려 축제에 나와 일손을 거들었는데 몇몇 친해지는 아빠들이 생기면서 자연스럽게 아빠 모임이 만들어졌다.

아빠들의 모임이 처음 제기된 것은 그보다 오래전 일이다. 감골주민회(감골주민회는 2009년에 창립되었다.)가 만들어지기 전 엄마들이 석호초등학교 도서관 모임을 할 때였다. 석호초등학교 도서관 모임에서 운동장을 삥 둘러 텐트를 치고 책축제를 벌였다. 아이들이 쉬는 시간을 이용해 놀이를 하다가 들어갔고, 밤에는 아이들과 가족이 운동장에 모여 영화를 보고 음식을 해 먹으면서 1박을 했는데, 그때 모인 아빠들이 모임을 갖기로 했다. 그 뒤로 몇 차례 모이긴 했지만 바쁜 일상 속에서 뚜렷한 동기 없이 아빠들이 모임을 지속하기란 쉽지 않았다. 그렇게 흐지부지되다가 해산되었는데 학교에서 마을로 확장되고 마을에서 아빠들의 역할이 생기면서 자연스럽게 모임이 형성되었다.

 

 

 

 

아빠들 목공을 배우다.

 

 

금사빠가 만들어지고 처음 한 것이 목공을 배우는 일이었다. 동네에 목공방이 만들어질 때 한 아빠가 먼저 목공을 배웠는데 금사빠가 결성되면서 아빠들이 함께 목공을 배우기 시작했다. 아빠들이 목공을 하게 되면서 할 일도 많아졌다. 아빠들이 함께 모여 무엇인가 할 수 있다는 것은 모임의 원동력이 되었다. 엄마들의 요청이 있을 따마다 아빠들이 나섰다. 마을숲카페의 서랍장을 만들었고, 청소년열정공간 99의 탁자를 만들었다. 1℃ 지역사박물관의 전시대와 책상, 책장도 만들었고 간판을 제작하기도 했다. 상호지지구조를 배워 축제 때마다 아이들의 놀이공간을 만드는 것은 아빠들의 몫이기도 했다. 여기저기 아빠들의 손이 닿은 흔적이 늘어갔다.

 

 

 

 

아빠들도 동네에서 놀자.

 

 

동네에서 아빠들의 모임 금사빠가 거창한 조직은 아니다. 마을 행사가 있을 때, 일손이 필요할 때 힘을 보태고 거드는 일이 전부다. 그래서 처음부터 거창한 목표를 세우지 않았다. ‘아빠들도 동네에서 놀자는 것이 금사빠의 취지다. 바쁜 일터에서 일을 하고 돌아오면 집에서 쉬고 싶은 것이 아빠들의 일상이다. 그런 아빠들이 거창한 목표를 세우는 것 자체가 무리스럽다. 그래서 아빠들도 시간이 있을 때 동네일을 도와주고 동네에서 어울려 놀자는 것이 모임의 취지다.

자주 모이지는 않지만 할 일이 있을 때 모이고 일이 끝나면 술 한잔하고 당구 치면서 노는 일이 아빠들의 일이다. 일 년에 한 번씩 워크샵을 가도 낚시하고 족구하고 먹고 노는 일이 전부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금사빠에 대해 이야기 한다. 처음부터 거창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거창한 일은 없을 것 같다. 그렇게 동네에서 어울려 노는 일이 아빠들의 모습이지 않을까.

 

 

 

 

누군가의 끊임없는 자극이 필요하다.

 

 

청소년열정공간 99책임교사는 끊임없이 아빠들에게 할 일을 제공해 왔다. “아이들에게 필요한 탁자 네 개 만들어 주세요.”, “99간판을 제작해 주셔요.”, “박물관 전시대를 설치해 주셔요.”. “1에 책장이 있으면 좋겠어요.”, “공간 앞에 데크를 깔아주세요.” 그렇게 해마다 일거리를 만들어 왔다. 빠듯한 예산이지만 아빠들이 모일 수 있는 계기가 끊이지 않았다. “동네에 살면서 지역사에 대한 공부도 하면 좋지 않을까요?” 그렇게 3강짜리 교육프로그램도 만들어졌다.

사실 한동네에 살지만 아빠들이 자주 모이기는 어렵다. 일이 있을 때마다 모이게 되지만 아빠들 스스로 일을 만들지는 않는다. 아빠들은 동네의 관전자들이다. 그러다가 힘이 필요할 때에 슬쩍 나선다. 작은 공모사업도 해봤지만 일을 추진하는 누군가의 역할이 있어야 하는데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동네에는 아빠들을 적극 활용하는 힘이 작동되어야 한다.

 

 

 

 

새로운 아빠들이 공급되어야 한다.

 

금사빠의 회원은 많지 않다. 초창기부터 10명의 회원으로 유지하고 있다. 동네 일이야 열 명이면 못 할 일이 없지만 동네에서 함께 노는 아빠들이 많아지면 좋겠다.

금사빠 회원들도 아이들이 자라서 청년이 되자 활동이 시들해졌다. 어떤 아빠는 주민자치회 활동을 열심히 하지만 직장에 다니는 아빠들은 보통의 일상에서 모임을 갖는 것도 쉽지 않다. 골프하는 아빠들은 주말에 수시로 모여서 스크린골프를 하는데 회원들이 다함께 모여서 노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아빠들은 엄마들의 활동에 따라가기 마련이고 아이들이 동네에서 자랄 때는 동네 일에 관심을 갖지만 아이들이 자라서 청년이 되자 적당한 거리를 두기 시작한다. 10년이 넘어가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아이를 둔 아빠들이 금사빠에도 가담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야 한다. 엄마들이 아빠들을 마을에 관심을 갖도록 적극 권하면 좋겠다. 그런 아빠들을 모아낼 수 있도록 금사빠도 적극 나서면 좋겠다. 금새 친해지는 사동 아빠들이 아닌가.

 

 

 

 

마을에선 지금도 아빠들을 부른다.

 

지금도 마을은 아빠들을 찾는다. “사동 주민총회 사전 준비를 진행합니다. 참석 가능하신 분 댓글 달아 주셔요.” 카카오톡에 공지가 올라온다. “2026년 주민총회에서 금사빠 회원 한 분이 상을 받게 됩니다. 많이 참석하셔서 축하해 줍시다.”, “이번 주 토요일 마을숲 공방에 나무 들어온답니다. 시간 되시는 분 톡 남겨주셔요.”, “99씽크대 수리합시다.”

사동 마을 축제가 봄, 가을에 열리고 여름에 청소년축제도 열린다. 그럴 때면 어김없이 아빠들의 일손이 필요하다는 걸 알고 있다. 카톡에 공지가 올라오면 시간을 비워뒀다가 시간에 맞춰 행사를 준비하러 나온다.

 

 

 

 

마을, 그리고 공동체의 힘

 

 

사람들은 마을에서 어울려 살아간다. 마을이 건강하면 사람들의 마음도 건강해진다. 아빠들은 대개 엄마들에게 떠밀려 나오고 아이들을 따라 동네에 나온다. 그럼에도 아빠들이 마을에 나오면 아이들이 좋아하고 가정에도 활력이 된다. 집에서 보내는 쉬는 시간도 필요하지만 동네에서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도 삶의 활력이 된다.

아이들이 마을에서 자라면서 겪은 다양한 경험은 훗날 고향이라는 선물이 될 것이다. “고향이 어디야?”라는 질문에 안산이야라는 대답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 “안산에서 태어났어요라는 대답보다 안산에서 자랐어요라는 대답을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바탕이 되는 정서는 어릴 적 환경이 지배한다. 우리 동네가 우리 아이들에게는 그런 동네로 기억되길 기대해 본다.

아빠들의 고향이 다르고 일터가 달라도 어른들이 모여 사는 동네가 아이들에게는 고향이 되게 하고 싶다. 그렇게 자란 아이들이 놀던 동네를 추억하고 어울려 살던 사람들을 생각하는 어른으로 성장하기를 기대해 본다. 금사빠 아빠들이 거창하지는 않아도 동네에서 함께 어우러지면서 공동체를 만들고 가꾸는 데 힘을 보태고, 그것으로 행복감이 더 커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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